2016년 6월 3일 금요일

내 인생의 이단아 [이조영]~

내 인생의 이단아 [이조영]언제 터질지 모르는 수류탄 같은 여자 '이단아' VS,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나타나는 홍대 슈퍼맨 '최범우'. 아버지의 날벼락 같은 재혼 소식에 충격받은 단아 옆에 마침 그 남자가 있었다. 전갈 문신에 선이 굵은 얼굴. 위협적인 분위기의 남자. 하지만 그의 눈빛만은 따뜻했다. 범우가 단아를 봤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 당신, 갖고 싶다.남자에게 있어 연애는 가장 매혹적인 게임. 운명이 우리를 방해하더라도 만능 해결사 최범우가 돌려놓으리라! 죽도록 갖고 싶은 여자 이단아를 위해 전력 질주 하는 최범우의 거침없는 구애가 시작된다! '미친 자식! 선수야, 선수. 틀림없어. 처음부터 쿨한 척, 신사인 척 군 것도 다 작전이었다니까.'이단아 : U 패션 디자인 팀장.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왔다. 짝사랑하던 경무에게 고백을 하려던 날, 아버지가 재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도 경무의 어머님이신 노애정 선생님과……. 고백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마음을 묻어야 했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기 위해 간 집 근처 공원에서 만난 남자. 다정하게 자신을 고민을 들어 주어서 고마웠는데, 그가 사귀자고 말한다. '파격적인 사랑 같은 거 안 좋아하죠? 나랑 취향이 반대네? 하지만 어쩌지 난 당신을 갖고 싶어졌는데…….'최범우 : 인디 밴드를 하다 카페를 인수, 복합 문화 공간 '잡초도 꽃'을 운영한다. 홍대에 모든 사건 사고를 해결하고 다녀서 별명이 '홍대 슈퍼맨'.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좋아한다. 집 근처 공원에서 만난 여자에게 첫눈에 반해 작업 중이나, 이 여자 쉽게 안 넘어온다. '단아와 남매가 되어 나는 좋아. 하지만 연인이 단아와 라이벌이라니…….'윤경무 : 살인 미소의 소유자. 회계사로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일하는, 딱 보면 한눈에 파악이 가능한 이 시대의 모범 청년. 단아와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로, 부모님의 재혼으로 인해 남매가 되었다. '모든 것은 너 때문이야, 이단아.' 박세란 : 프랑스 유학 시절, 학비 외에는 모두 자신이 해결해야 했다. 자신은 이렇게 고생하는데, 동기 이단아는 승승장구 했다. 프랑스 유명 회사에 취직도 하고, 브랜드 쇼에 나가서 이름을 알리고……. 이단아가 잘되는 것은 순전히 배경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번번이 세란의 앞을 가로막는다. 이단아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게 둘 수 없다. 최씨네 엔터테인먼트사에서 하는 '프린스 프로젝트' 의상 공모는 그녀에게 떨어진 최고의 기회였다. 이 기회마저 이단아에게 빼앗길 수 없다!프랑스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단아. 자신의 짝사랑을 고백하겠다고 계획한 날, 아버지가 재혼을 선포한다. 그것도 자신이 짝사랑하고 있는 남자의 어머니와…….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집 주변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그녀는 곁에 누군가가 앉는 것을 깨닫고 혼잣말을 하듯 자신의 고민을 중얼거린다. 옆에 있는 남자는 친절히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통성명조차 하지 않은 남자의 조언으로, 단아는 자신이 짝사랑을 했을 뿐, 상대방은 자신에게 그런 감정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마음을 정리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따로 살고 있는 친엄마의 집으로 향한다. '최씨네' 엔터테인먼트 차남 최범우는 약간 별종으로 통한다. 연예 기획사를 하는 집안이면서 끝까지 인디를 고집하다가 현재는 '잡초도 꽃'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별명은 '홍대 슈퍼맨' 어떤 일이든 그의 손에 들어가면 단번에 해결되고, 어떤 일이든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공원에서 만난 여자가 분노를 억누르는 모습을 보고도 범우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터라 종종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 주던 버릇이 여기서도 발동된 모양이다. 더군다나 스타일이 멋진 여자가 분수대에 앉아 씩씩거리는 모습은 판타스틱 했다. 며칠 후, 형인 진우의 회사에서 공원의 그 여자를 발견한다. 형이 경영하는 회사 '최씨네'에서 최근 월드 스타 '프린스'가 입을 의상 디자인을 공모하는데, 그것에 지원한 디자이너라고 했다.이것은 운명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범우는 이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남자가 여자를 찍었으면, 어떻게든 내 여자로 만들어야겠지? 그것이 바로 남자니까. 이단아! 이제 너는 내 여자다!'나 놓치면 후회할 텐데?''생긴 건 보리밥인데 참 느끼하시네요.''하하하! 내가 보리밥처럼 구수하게 생겼어요?''그럼 안심 스테이크처럼 생겼다고 할 줄 알았어요? 굳이 고기로 비유하자면 숯불갈비이겠군요. 기름기가 뚝뚝!''숯불갈비요? 하하하하!'범우는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웃었다. 비유 한번 그럴싸하다.그다지 재미없는 얘기에 범우가 큰 소리로 웃자 단아는 머쓱해서 침대를 손바닥으로 쓱쓱 쓰다듬으며 공연히 딴죽을 걸었다.'침실도 아니고 무슨 사무실에 더블 침대가 다 있담.'아닌 게 아니라 침대 맞은편에는 커다란 벽걸이 TV까지 구비되어 불 끄고 드러눕기만 하면 영락없는 침실이었다. 요즘 카페 추세가 침대석이라지만, 밀폐된 방 안에 남자와 단둘이 침대 위에 올라앉아 있으니 어색하고 민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빵빵하게 에어컨이 잘 가동되고 있음에도 왠지 모르게 공기가 훗훗하니 더워서 단아는 침대 위에 있던 잡지 중 얇은 것 하나를 집어 부채질했다.'차라리 밖으로 나가서 얘기하자 그럴까?'아무래도 그러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잡지를 내려놓고 침대에서 내려가려는데 어느 틈엔가 범우가 코앞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못 볼 걸 본 것처럼 화들짝 놀란 단아는 저도 모르게 한 발 뒤로 물러나 앉았다. 그 동작이 얼마나 재빠르던지 단아 자신도 몰랐을 정도다.'뭐, 뭐 하는 거예요?'마치 치한 대하듯 단아가 정색하는 통에 부채질을 해 줄까 싶어 잡지를 들려던 범우는 산통 깨지는 얼굴을 했다.'보기보다 겁이 많군.'뒤늦게 범우의 손이 잡지에 가 있는 걸 본 단아는 얼굴에 고춧가루를 뿌린 듯이 확 붉어졌다. 그러고는 오해한 자신의 행동을 무마하기 위해 되레 투덜거렸다. 이럴 땐 먼저 화내는 게 덜 창피하다는 걸 아는 듯이.'뭐예요? 깜짝 놀랐잖아요.'하지만 그녀가 당황한 그 순간에 이미 흑심을 품은 범우였다. 기회를 놓치는 실수는 공원에서의 한 번으로 족하다.범우는 상체를 점점 기울여 당장에라도 덥석 덮칠 기세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상체가 뒤로 물러날수록 그의 상체 또한 더더욱 그녀 쪽으로 기울어져 갔다. 두 사람이 거의 맞닿아 있는 모습은 피사의 사탑처럼 위험스럽기 짝이 없었다.단아는 거의 쓰러질 지경이 되어서야 황급히 침대를 내려가려 했으나, 그의 커다란 손이 우악스럽게 그녀의 팔을 붙잡아 제 쪽으로 돌려놓았다.'지금 뭐 하는 짓……?'살며시 그의 입술이 와서 닿은 것뿐인데 단아는 순간 머릿속에서 수천 개의 꼬리별이 휙 하고 지나간 것처럼 아찔했다. 생각보다 부드럽고 폭신해서 그의 입술이란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달콤한 솜사탕, 살살 녹는 마시멜로, 말랑말랑한 젤리, 쫀득쫀득한 찹쌀떡……. 디자인을 할 때의 습관대로 찰나에 떠오른 이미지들을 차례로 머릿속에 둥둥 떠올려 보다가 단아는 남자의 입술이라는 것을 상기하고 화닥닥 두 팔을 파닥였다.'뭐, 뭐……!'조금 더 갈구하듯 꾹 내리누르는 입술. 그리고 가만히 감싸 안는 팔.'으……, 어…….'단아는 현기증이 일어 신음을 삼켰다. 유학 시절 때 여행 온 한국인 대학생에게 강제로 키스를 당한 게 첫 키스이자 마지막 키스였다. 사랑을 고백하며 경무에게 멋지게 키스하려던 그녀의 계획은 1단계 실행도 못 해 보고 끝나 버리는 불상사를 당한 후, 두 번째 키스 역시 강제로 당하고 마는 신세라니……. 스물여덟 살 먹은 유망한 패션 디자이너의 연애 스토리, 아니 키스에 관한 보고서는 쓰다 버린 천 조각보다도 더 처량하다.단아는 격하게 울화가 치미는 바람에 몸의 균형을 잃고 털썩 침대에 쓰러졌다. 그 후에야 그윽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그를 똑바로 볼 수 있었다. 방금까지 싱글거리던 것은 오간 데 없이 잔뜩 긴장하고 경직된 남자의 얼굴이 가까이에 있었다. 그는 절실히 구애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으으, 이, 이건 말도 안 돼!'속으로 절규하듯 외쳐 보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녀는 범우의 저돌적인 기습에 잔뜩 약이 오른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었다.엄지로 스윽, 그녀의 앙다물어진 입술을 쓰다듬으며 범우는 그녀에 대한 욕심을 타는 입술 사이로 나직이 흘렸다.'당신…… 정말 갖고 싶다.'(/ 본문 중에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