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8일 토요일

아멜리아의 부케 [러레인 히스]~

아멜리아의 부케 [러레인 히스]휴스턴은 말을 기르는 것이 자기 꿈이라고는 생각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아멜리아의 말을 듣고 보니 그 말이 틀리지는 않은 듯했다. 야생마를 상대할 때면 언제나 마음이 평화로웠다. 누군가에 의해 기가 꺾이고, 때로는 매를 맞기도 하고, 때로는 쓸모 없는 존재라는 기분이 드는 게 어떤 건지 자신도 잘 알기에, 야생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아무리 한낱 짐승일지라도 그 녀석의 기를 함부로 꺾지 않으려고 조시했었다.하지만 달라스가 길들이려 했던 검은 말처럼, 어떤 말들은 영 기를 꺾을 수가 없는 녀석들도 있었다. 자존심이나 고집이 너무 센 녀석이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도 일찌감치 달라스는 기를 꺾을 수 없는 상대라는 것을 깨닫고 그 고집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달라스를 타고난 그대로 받아들여주었던 것이다.하지만 휴스턴은 문제가 달랐다. 아버지가 단 한 번만이라도 사랑과 자랑스러움이 담긴 시선으로 그를 바라봐주어다면, 기꺼이 목숨이라도 내놓았을 터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그런 사랑과 자랑스러움을 느낄 만한 구석이 없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했다.휴스턴은 작은 상자처럼 퇴로가 막힌 협곡을 둘러보았다. 이제 그가 말을 몰아대기 시작하면, 녀석들은 한참 도망치다가 이 협곡에 이르러 저쪽 구석에 있는 작은 연못에서 목을 축일 것이다. 녀석들을 사로잡으려면 밧줄이 더 많이 필요했지만, 우선은 아시운 대로 있는 것만 가지고 최선을 다해보아야 했다. 그러자면 가장 좋은 놈을 신중하게 골라야 했다. 무리를 이끌고 있는 종마와 녀석의 짝인 암말이 우선이었고, 나머지 녀석들 중에서 몇 마리도 시간을 투자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놈들이었다. 나머지 말들은 나중에 풀어주면 그만이었다. 그는 땀이 흐르는 이마를 훔치면서 자신이 꿈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하는, 그래서 그 꿈의 일부가 되겠다고 하는 한 여인을 내려다보았다. 아멜리아는 휴스턴이 모아들인 굵은 나뭇가지를 엮어 울타리를 짤 수 있도록 굵은 밧줄을 하나하나 엉키지 않게 풀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p.19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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